[행복나눔 네트워크]복지시설 노인 150명 세종문화회관 ‘객석 나눔’

  • 입력 2005년 2월 3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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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초대된 노인들이 대극장 무대에서 뮤지컬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공연되기 직전 배우들과 인사하고 있다. 권주훈 기자
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초대된 노인들이 대극장 무대에서 뮤지컬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공연되기 직전 배우들과 인사하고 있다. 권주훈 기자
“내 평생 세종문화회관에 들어와 볼 줄은 꿈에도 기대하지 않았거든…. 와 보니 겉만 근사한 게 아니라 속도 참 잘 꾸며 놨구만….”

3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 로비.

서울노인복지센터 등 서울 시내 5개 노인복지시설에서 온 노인 150명이 1970, 80년대 추억의 가요들로 레퍼토리를 엮은 창작 뮤지컬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김용진(金溶鎭) 사장이 노인들 앞으로 “좀 더 일찍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앞으로 자주 모시겠습니다”며 인사를 했다.

노원구 하계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장모 할머니(73)는 “자식들도 보내주지 못한 곳에 초대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김 사장의 손을 꼭 잡았다.

세종문화회관은 동아일보와 서울시 산하 서울복지재단이 함께 벌이고 있는 ‘행복나눔 네트워크’ 캠페인에 동참해 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의 객석 가운데 5%를 소외 계층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최근 결정했다.

▶본보 2월 1일자 A12면 참조

그 첫 ‘객석 나눔’으로 이날 이들 노인이 초대된 것.

노원구 월계동에서 온 김순자(金順子·68) 할머니는 “세종문화회관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다”며 “밤낮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 걸리기 쉬운데 오랜만에 시내에 나오니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을 지켜보던 피흥철(皮興喆·72)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아까 무대에서 예쁜 여배우와 악수를 했는데 오늘 손을 씻지 말아야 겠다”고 농담했다.

캠페인 참가 문의 02-738-3181. 인터넷 홈페이지(www.welfare.seoul.kr) 참조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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