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농민주유소 농산물직판장 무료영화“서비스 괜찮죠”

  • 입력 2005년 2월 3일 19시 59분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사업.’

경북 의성군농민회가 지난해 ‘농민주유소’와 농산물 직판장 등을 개설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 농기계 수리 대행업소 설립, 무료영화 상영 등의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의성군농민회는 농민들을 위한 사업을 제대로 벌이기 위해 2003년 4월 ‘우리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첫 사업으로 지난해 1월 의성군 의성읍 원당리 국도 변에 농민주유소를 개설했다.

농민주유소는 드럼(200L) 당 면세유를 일반 주유소보다 1만원 정도 싸게 팔고 유가 변동 때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미리 농민들에게 알려주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도입했다.

이 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 등 면세유를 LG정유에서 공급받고 있다. 법인 측이 지난해 6월 말까지(회계연도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결산을 한 결과 순이익 1200만 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출자회원(약 200명)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법인 측은 또 지난해 10월 이 주유소의 빈 공간에 ‘우리농산물 직판장’을 설치했다. 이 직판장은 의성마늘을 비롯해 쌀, 콩, 녹두 등 농민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이 직판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당 농민이 원하는 가격에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영농조합법인 신택주(申澤株·47) 상임이사는 “농민이 원하는 가격이지만 대부분 대형 할인점의 판매가보다 10∼20% 싸다”며 “한 번 다녀간 고객은 ‘믿을 수 있다’며 계속 찾는 데다 주문배달도 하고 있어 점차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성군농민회장 재직 당시 농민주유소와 농산물 직판장 개설에 크게 기여한 그는 올해부터 지역 주민과 농민들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인 측은 △농약과 농자재 등의 유통마진이 높은 점을 감안해 이를 싸게 구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애프터서비스가 잘 안되는 농기계 수리 대행업소 설립 등을 검토 중이다.

또 문화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의성지역 주민들을 위해 봄이 오면 야외에 스크린용 흰 색 천을 걸어놓고 영사기를 돌려 한국영화를 무료 상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총회에서 신임 의성군농민회장에 선출된 박세경(朴世景·46) 씨는 “농민을 위한 사업을 한지 2년째가 되는 만큼 좀더 성과를 올리도록 할 것”이라며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농촌과 농업을 살리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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