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중부권 “돈안내고는 못다닌다”

  • 입력 2005년 2월 3일 19시 59분


“공짜로는 못 다닌다?”

창원과 마산, 진해와 김해 등 중부경남의 주요 연결지점에 유료터널과 교량이 잇따라 건설되고 있어 주민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는 경남도가 도로와 터널 개설 등에 정부 예산을 끌어오기 보다는 민간자본 유치를 선호하는 때문이다.

경남도는 3일 “기존 창원터널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창원 제2터널을 포함한 창원시 완암동∼부산 강서구 생곡삼거리까지 총연장 22.65km의 유료도로를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도로는 창원 완암동∼안민 나들목∼창원 제2터널∼대청 나들목∼율하 나들목∼생곡삼거리로 이어지며 왕복 4차로다.

경남도는 이 도로 건설에 들어가는 공사비 4250억 원을 전액 민간자본으로 충당하고 보상비 867억 원은 경남도와 창원시, 김해시, 부산시가 분담토록 할 예정이다.

내년 6월 착공해 2010년 완공 예정인 이 도로를 이용하려면 승용차 기준 2000원 정도의 통행료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사업자는 2011년부터 2040년까지 30년간 통행료를 받아 건설비를 회수한다.

앞서 경남도는 마산만을 가로질러 마산시 가포동과 창원시 귀산동을 잇는 국도 2호선 상의 마창대교도 현대건설과 프랑스 브이그사 등으로 구성된 ㈜마창대교에 공사를 맡겼다.

이에 따라 2008년 6월 이 교량이 완공되면 승용차 기준으로 3000원 안팎의 통행료를 내야한다.

경남도는 국도 25호선 상에 있는 안민터널도 서둘러 공사를 마친다며 지역개발기금에서 빚을 낸 뒤 부채상환을 이유로 승용차 기준 500원의 통행료를 받고 있으나 진해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드세다.

SK건설이 공사를 수행한 창원터널 역시 안민터널과 마찬가지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경남도가 주요 도로의 국도 또는 국가지원지방도 지정 및 승격 건의는 물론 지방의회와 지역 국회의원을 통한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민간자본 유치를 덜컥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정부 재정에만 의지할 경우 사업시행이 크게 늦어진다”며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해 민간자본으로 공사를 한 뒤 통행료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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