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도주 보관 석굴만한 곳 있나요”

  • 입력 2005년 2월 15일 22시 07분


‘석굴(石窟)은 최고의 포도주 저장고.’

전국의 읍·면 단위에서 포도생산량이 가장 많은 경북 상주시 모동면의 일부 농민들이 지하 암반 속에 포도주 저장시설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역 포도농민 10여 가구로 구성된 ‘석굴포도주연구회’는 일제 강점기 때 형석을 채취했던 모동면 신흥리의 폐광산을 지난해 6월부터 포도주 저장고로 활용하고 있다.

폐광산 내 길이 200m의 석굴은 1년 내내 온도가 14∼15도로 유지되는 데다 어둡기 때문에 포도주를 보관하면 부드럽게 숙성되는 안성맞춤의 저장고라는 것.

현재 4000병 정도의 포도주가 보관돼 있는데 연구회 측은 엄청나게 많은 물량을 저장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지역 농민 중 누구나 원하면 포도주를 이곳에 보관해주기로 했다. 연구회 측은 이 석굴 등을 활용해 민자를 유치, 지역에 포도주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모동면의 농민 1000여 가구가 생산하는 포도는 당도가 높고 향이 뛰어나 소비자들에게 팔고 남은 물량을 가공해 포도주를 만들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석굴포도주연구회 전용희(田容憙·51) 회장은 “지역농민 중 40∼50%가 친환경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어 포도주를 상품화하면 많은 애호가들이 찾을 것”이라며 “주류제조 허가 등을 얻어 포도주를 본격 시판할 경우 포도농가의 소득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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