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사이에 거론되는 후보는 10여 명에 이르나 으뜸은 단연 광개토대왕이다. 한 인터넷 포털이 최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지폐 인물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광개토대왕이 53.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김구(19.8%), 안중근(7.7%), 장영실, 유관순, 신사임당 순이었다. 다른 포털에서도 광개토대왕이 1위(43.8%)로 뽑혔다.
이는 4년 전 한국은행 조사와 상당히 다르다. 당시에는 세종대왕이 1위였고 단군, 이순신, 김구, 유관순, 광개토대왕, 신사임당, 안중근, 이황, 이이 순이었다. 그동안 지폐 인물 교체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금융권에서는 김구(10만 원권)와 정약용(5만 원권), 신사임당(5000원권), 장영실(1000원권) 등을 주로 거론해 왔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에 왜 이처럼 인물 선호도가 바뀐 것일까. 한 누리꾼은 “요즘 중국과 일본이 왜 이렇게 우리 역사와 영토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만주 벌판을 호령하고 외세를 물리치던 광개토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그립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대일 감정 외에,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한국인의 역사인물 선호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많은 누리꾼들은 “중국이 다시는 우리의 고구려 역사를 넘보지 못하도록 꼭 광개토대왕을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본을 의식해 “충무공 이순신이 적합하다”, “앞면에는 어떤 인물을 넣든 상관없지만 뒷면에는 무조건 독도를 넣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이 밖에 “한 명을 고르기 힘드니 차라리 여러 조상들이 함께 어깨동무하고 있는 모습을 넣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 세종대왕, 단군, 치우천황, 정약용 등의 인물과 고려청자, 팔만대장경, 금속활자 등 문화재를 함께 넣자는 주장도 나왔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