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 발생 두 달 뒤인 2003년 5월 부임한 대구시 조기현(曺琪鉉·56) 행정부시장이 지난 1년간 참사를 수습을 하면서 느낀 소감과 교훈 등을 담은 회고록을 17일 펴냈다.
‘달구벌의 천둥소리’라는 제목의 이 책은 248쪽 분량으로 그가 참사 수습의 단계를 설정한 뒤 인내심을 갖고 유족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영결식 거행, 추모사업 추진에 따른 갈등, 보상 등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간 과정과 뒷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감정이 격앙된 유족들로부터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의 입장만 두둔한다는 오해를 받았다는 그는 “‘대구 도심에 희생자 추모묘역 등을 조성하라’고 요구하는 유족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추모묘역 조성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대구 수성구 삼덕동 야산에 조성하기로 결론이 났으나 해당 지역 부근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쳐 2년 째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
그는 “참사 수습을 맡은 공직자로서 냉철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느꼈던 인간적인 고뇌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며 “유족들의 양보와 협조를 이끌어 내 참사 발생 6개월 뒤에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를 무사히 치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부시장은 “두서없이 정리한 이 책이 인재로 인한 참사가 이 땅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그만 경종(警鐘)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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