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18일 발표한 ‘수능시험 관리실태’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와 광주교육청은 40여 건의 관련 제보를 받고도 조사와 대책마련을 태만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16일 청와대로부터 ‘인터넷 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을 건네받은 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떠넘겼다. 또 평가원은 ‘관계기관 대책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나 정보통신부와 경찰청의 비협조로 10월 20일과 26일 두 차례 회의가 무산되기도 했다는 것.
감사원은 “대책회의는 참여기관의 성격을 볼 때 교육부가 주관했어야 했다”며 “교육부는 무산 후 회의를 재추진하거나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혹은 차관회의에 상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는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로 비슷한 내용의 실명 제보 9건을 추가로 접수하고도 사실 확인을 위한 전화조차 하지 않았으며, 광주교육청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15건의 부정행위 관련 제보를 받았으나 ‘허위사실 유포’로 결론짓고 제보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시험관리를 잘못한 책임을 물어 교육부 H 과장과 J 사무관, 광주교육청 W 장학사와 L 국장, K 과장 등 5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두 기관에 대해 ‘주의’를 통보했다.
한편 감사원은 광주에 ‘중앙감독관’으로 파견됐으나 시험 당일 늦게 출근해 오전에는 목욕탕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도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교육부 서기관 Y 씨에 대해 해임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이날 Y 씨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