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대학평가 시스템이 부실한 것은 4년제 대학만 200개나 되고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국가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지식사회를 맞아 대학경쟁력이 곧 국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대학 평가가 쉬운 일은 아니다.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되어 대학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렇다고 ‘우수’ 대학을 남발하는 ‘거품 평가’를 하거나, 서열화를 구실로 대학 스스로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대안(代案)이 될 수 없다.
이번에 발표된 대학 순위는 기계공학, 생명공학, 신문방송학 등 3개 전공에 불과하고 상위 10위까지만 공개를 했지만 이른바 명문대가 아닌 대학이 여럿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바꿔 말하면 모든 대학에 노력과 투자에 따라 상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대학 순위 공개는 기존의 명성 있는 대학을 자만하지 않게 하고 다른 대학들에는 큰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순위 발표에도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상위 10위까지만 발표할 게 아니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번 평가에서도 상당수 대학에 ‘우수’ 타이틀을 붙여 줬으며 ‘미흡’ 대학은 3개 전공을 통틀어 2개 대학에 그쳤다. 좀 더 엄정한 평가가 요구된다. 대학들이 회비를 거둬 운영하는 대교협이 평가주체로서 한계가 있다면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대학에 실력 위주의 풍토를 정착시키려면 대학별 순위 공개는 피할 수 없다. 교육당국은 상위 대학에 과감한 재정지원을 해 교육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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