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 ‘신림동 또순이 순대’ 유성원 씨▼
“내가 잘하는 걸 찾은 거죠.”
경기 용인시에 있는 ‘신림동 또순이 순대집’의 하루 평균 매출은 200만 원. 이 가게의 주인 유성원 씨(28)는 올해 명지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다. 그는 개업 두 달 만에 4000만 원의 순수익을 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가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됐다. 전공에 흥미를 못 느끼던 유 씨는 음식점에서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공 공부보다 훨씬 즐거웠다는 것.
“종업원인데도 손님이 가족처럼 느껴져서 자주 이야기를 나눴어요. 주변 친구들이 저보고 음식점 주인이 체질이라고 하더라고요.” 창업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그는 “실패할까봐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지만 자본이 없는 대학생들은 실패하면 다시 재기하기가 힘들기 때문. 그는 이제 ‘돈 맛’을 알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오전 3시지만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요즘에도 틈만 나면 창업박람회를 쫓아다닌다. 자신이 개발한 요리로 새 프랜차이즈 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 부평역 상가서 옷가게 민영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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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기 부천대 의상디자인과를 졸업한 민영섭 씨(31·여)는 지난해 12월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에 옷가게를 차렸다.
비록 서너 평도 안 되는 아주 조그만 가게지만 벽지 하나하나에도 민 씨의 애정이 깊게 배어 있다. 현재 하루 매출액은 약 40만 원으로 기대했던 것의 딱 절반. 그러나 비수기를 벗어나면서 사정이 점점 나아지고 있어 그는 요즘 희망에 부풀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의상디자이너가 꿈이었던 그가 졸업 후 진로로 장사를 결심한 것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 인천과 서울을 왕복하며 시장조사를 하고 서울 동대문 새벽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디자인 공부도 했다. 특히 지난해 대학 동창들과 함께 벌였던 졸업작품경매전을 잊지 못한다. 장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요즘에도 민 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매일 오후 10시에 가게 문을 닫고 동대문 새벽시장으로 향한다. 매장에 진열할 물건을 사고 다른 옷가게를 벤치마킹하다 보면 어느새 오전 5시.
민 씨는 “빠른 시일 안에 서울 강남에 부티크를 열어 제2의 창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며 밝게 웃었다.
▼ 충무로 핫바 노점 최대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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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밑바닥부터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꼭 스타벅스 같은 기업을 만들 겁니다.”
18일 숭실대 법학과를 졸업한 최대준 씨(29)는 최근 서울 충무로에서 ‘핫바’ 장사를 시작했다. 매일 오후 9시 반까지 노점을 지키고 있는 그는 요즘 하루 2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최 씨가 창업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지난해 여름 하워드 슐츠 미국 스타벅스 회장의 자서전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 신화’를 읽은 뒤부터. 그동안 법조인의 길과 창업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커피 한잔에 나의 마음을 쏟아붓는다’는 구절을 읽고는 노점 개업으로 마음을 굳혔다.
처음엔 어려움이 많았다.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정보도 없었다. 그러나 “포기할 거면 왜 시작했느냐는 말을 들을 수는 없다”며 결심을 굳히고 핫바를 창업품목으로 정했다. 신문과 인터넷 등을 통해 닥치는 대로 자료를 찾아 핫바가 맛있다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눈으로 보고 배우곤 했다.
집에서 반대도 심했지만 자기 주관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제는 가족들도 믿고 인정해준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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