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 대전 중구 선화동 국제주산암산연맹한국위원회(회장 김일곤·金日坤·70·사진) 대전지회에서는 전국 단위의 암산경기대회가 열렸다. 특정 학원 소속 여부에 관계 없이 모든 주산 학도들이 참여하는 전국 암산대회는 11년 만에 처음이다.
주산계 대부인 김 회장을 후학들과 ㈜ABM 등이 후원한 이 대회에는 270여 명의 암산 신동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한국은 계산기능세계대회에서 이춘덕 씨(42·당시 서울여상 학생)가 기네스 기록을 세운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암산 강국이었다. 5초 만에 10만 단위 숫자 2개의 곱셈 정답을 찾아내 적어낸 그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당시 한국은 가감승제(加減乘除) 등 모든 분야의 주산과 암산에서 일본이나 중국을 앞섰고 ‘답 쓰면서 셈하기’라는 새로운 기법까지 개발했다.
주산은 전자계산기의 등장으로 일단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나라마다 사정은 달라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다시 부활했고 동남아와 서유럽 일부 국가로 오히려 확산된 반면 한국에서는 명맥이 끊겼다.
1994년부터 전국적인 암산경기 대회가 없어져 국제대회에 선수조차 내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2002년에는 초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주산이 빠지고 국가검정시험도 없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산의 효용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일부 체인 학원을 중심으로 주산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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