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임기를 마치고 25일 퇴임한 변재승(邊在承) 전 대법관이 퇴임식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판결 불만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변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2층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권 독립과 법의 지배란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사법부의 노력에 대해 반드시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주위의 시선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시선의 근저에는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사법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 사법현상에 대한 왜곡이나 와전, 편향된 사고에 근거한 오해가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권 독립이란 명제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법관 개개인의 투철한 사명의식과 성실한 직업윤리에 의해 사법의 기능이 적정하게 수행됨으로써 참된 의의가 부여될 수 있는 원칙”이라며 후배 법관들에게 법관으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강조했다.
그는 또 “법관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독자적으로 판단하되 독선과 편견, 아집과 오만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언제나 겸허한 자기성찰을 통해 신중함과 경직되지 않는 유연성을 갖춰달라”고 후배 법관들에게 당부했다.
변 전 대법관의 쓴소리에 한 중견 판사는 “최근 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재판 결과에 대해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법부를 불신하는 목소리를 내놓은 데 대한 일침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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