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충남’계획 시동=충남도는 지난해 6월 ‘디스플레이 충남’이라는 계획을 수립했다.
디스플레이(전자·정보 기기) 산업의 △생산 거점화(세계 시장 40% 이상 점유) △연구개발(R&D) 요람 구축 △부품·소재·장비 산업의 동북아 중심지 건설 등이 골자다.
이미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코닝 정밀유리, LG화학, 한국DNS 등 90여 개 업체가 천안 아산지역에 포진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천안(PDP·평판표시장치), 아산(LCD·액정표시장치), 홍성(OLED·영상표시장치) 등에 걸쳐 벨트를 이룰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0년까지 모두 20조 원을 투자해 천안과 아산(탕정) LCD 산업단지를 세계적인 ‘크리스털 밸리’로 만든다는 계획을 2003년 9월 발표했다.
충남도는 이들 기업이 불편 없이 생산과 수출,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
디스플레이산업 지원센터 건립과 산업체 전문 인력 양성 사업, 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 15개 사업에 2010년까지 국비를 합쳐 2조594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도청 내 과학산업과에 디스플레이 팀을 신설했다.
충남도 황장순(黃章淳) 과학산업과장은 “충남도는 지난해 수출진흥 최우수 광역단체로 선정됐는데 흑자의 대부분이 디스플레이 및 자동차 사업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내포 문화권-백제문화권 개발=지난해 12월 7일 ‘충남도 내포문화권 특정 지역 지정 및 개발 계획’이 국토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됐다.
충남도는 2014년까지 1조505억 원(국비 4502억 원, 지방비 5258억 원, 민자 745억 원)을 투입할 계획.
내포문화권은 가야산(예산)을 중심으로 의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서산, 보령, 홍성, 예산, 당진, 태안 등 충남 서북부 6개 시군(개발 면적 995km²)을 포괄한다. 이곳은 문화관광 자원은 풍부하나 그동안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불교 및 천주교 유적(서산 마애삼존불, 수덕사, 개심사, 김대건 탄생지, 갈매못 성지), 해상교역 및 상업지(보부상 조직인 예덕상무사), 애국충절의 고장(김좌진 윤봉길 한용운 최영 성삼문 김정희의 생가 및 고택), 천혜의 서해안 자연(태안사구, 안면송) 등이 개발자원이다.
충남도 조장하(趙壯河) 건설정책과장은 “서민 문화를 대변하는 내포문화권과 왕조 문화의 상징인 백제문화권을 동시에 개발해 조화와 균형이 있는 관광벨트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행정 연다=충남도는 199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이너 병원과 협약을 맺어 도내 선천성 기형 및 화상 아동의 무료 치료를 주선해 주는 ‘사랑의 인술 사업’을 펴고 있다.
슈라이너 병원은 미국의 성공한 사업가들이 만든 ‘슈라인 재단’이 운영하는 전문 치료기관으로 국적을 넘어 무료 치료를 해 주고 있다.
이 사업은 인근 자치단체로 확대돼 충남과 대전, 충북 지역의 아동 57명이 치료를 받고 귀국했으며 24명이 대기 중이다.
의료기술상 국내에서 치료하기 어렵거나 막대한 경비 때문에 수술에 엄두를 못 내는 아동들이 대상. 1인당 치료비가 최고 2억5000만 원에 이르러 그동안에만 70억∼80억 원가량의 의료 혜택을 받은 셈이라고 도 관계자는 말했다.
또 충남도가 1996년과 2000년 각각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한 ‘생계보호 특별지원 조례’와 ‘난치병 치료 후원기금 조례’는 인간의 얼굴을 한 복지 행정의 또 다른 측면이다.
생계보호특별지원 조례는 읍면동장이 실태 조사를 벌여 생활보호대상자 지원 관련법과 달리 부양 의무자가 2인 이상 있더라도 실제적으로 부양을 하고 있지 않은 경우 생활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
난치병 치료 후원기금 조례는 기금을 마련해 백혈병, 혈우병 등 10가지 질병에 대해 직접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충남도는 2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난해까지 12명에게 6400여만 원을 지원했으며 올해에는 16명에게 8500여만 원을 지원한다. 이 제도는 정부가 2002년 난치병 치료 기금을 만드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충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심대평 충남지사 “행정도시 논쟁 국력소모 없어야”▼
“앞으로 행정도시 이전을 둘러싼 국론 분열로 국력을 소모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합니다. 여야가 합의한 만큼 그 결과를 존중해야죠.”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는 국회를 통과한 행정도시법에 대해 수도권 일부에서 위헌 소송을 내려고 하는 등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또 “고속철도 개통으로 연기군-공주시가 경기 과천시보다 여건이 나쁠 것이 없다”며 부처 이전으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부의 ‘정부 분할론’에 대해 반박했다.
심 지사는 “종국에는 행정도시 건설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원안(행정수도)대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경기도와 맺은 ‘지역발전상생협약’에 대해서는 “지역을 넘어선 자치의 이정표”라며 큰 의미를 뒀다. 이 협약은 두 지역에 걸쳐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역 간 분쟁도 협력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충남도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역간 개발 불균형이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최근 본격화된 내포문화권 개발과 전부터 추진해 온 백제문화권 개발에서 빠진 청양, 서천, 금산군 등이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심 지사는 “이들 자치단체를 앞으로 ‘신 활력지역’으로 지정해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 계획을 짜겠다”고 밝혔다.
심 지사는 특히 도청 이전 문제와 관련해 “8월까지 도청 이전에 관한 용역을 끝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입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심 지사의 행보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JP(김종필·金鍾泌 전 자민련 총재) 퇴진 이후 ‘포스트 JP’로 불리고 있으며 민선 지사를 이미 3번째 지내고 있어 조만간 정치적 변신을 꾀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구체적인 구상은 밝히지 않았지만 주변의 관측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심대평 충남지사 약력▼
△1941년 충남 공주 출생
△대전고, 서울대 경제학과
△제4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1966년)
△대전시장(1981, 1986년 역임)
△대통령사정비서관(1986년) 민정비서관(1988년)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1990년)
△대통령행정수석비서관 (1992년)
△충남도지사(1988년 5월∼1990년 12월, 1995년 7월∼)
△저서: ‘길은 항상 새롭게 열 린다’(2004년·동화출판사)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