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자녀 특이행동 터놓고 물어보세요”

  • 입력 2005년 3월 7일 18시 40분


“아무리 크게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아요. 가끔 이상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요. 주위에선 자폐 같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합니다.” (대구의 3세 남아의 엄마)

“아이가 자폐인지 아닌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집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게 필요합니다. 어린이집엔 꾸준히 보내고 사람이 항상 함께 놀아주도록 하세요. 때리거나 윽박지르면 더 어렵게 됩니다.” (대구대 이상복 교수)

자녀가 다른 집 아이에 비해 언행이 특이한 경우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발달장애가 자녀에게서 느껴지면 대구대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소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발달장애아동에 관한 권위자인 이상복(李相福·57·여·사진) 교수를 비롯해 석·박사 연구원 25명이 자폐 등 발달장애에 관한 ‘119’ 역할을 해준다.

이 교수는 지난해 6월부터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홈페이지(http://homi.info)를 개설했다.

‘하늘을 보는 꿈’이라는 제목의 이 홈페이지는 발달장애 아이를 둔 가정과 학교, 보육시설 등에 적절한 도움을 주고 있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한 초등교사는 “일반학급에 편성된 8살짜리 정서장애 아동이 자신을 멍이 들 정도로 자꾸 깨물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름대로 지도를 해보지만 전혀 효과가 없어 지쳤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는 “아이들은 교사의 관심을 끌고 싶거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깨물곤 한다”며 “벌을 주거나 나무라기보다는 칭찬하는 방법 등으로 아이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위해 일상생활의 특성 등을 1000여 개의 항목별로 분석해 누구나 쉽게 진단을 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발달장애를 감추려고 하기보다 사회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가능한 빨리 이를 인식하고 마음을 여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 연구원 4명은 최근 영남대와 인제대 등 4개 대학에 동시에 교수로 임용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과 베트남의 의과대학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발달장애 등 각종 장애로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아동은 대구와 경북지역의 7000여 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5만5000여명에 이른다. 또 자폐아는 1000명에 한 명 꼴로 보고돼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4∼5배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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