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폐인지 아닌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집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게 필요합니다. 어린이집엔 꾸준히 보내고 사람이 항상 함께 놀아주도록 하세요. 때리거나 윽박지르면 더 어렵게 됩니다.” (대구대 이상복 교수)
자녀가 다른 집 아이에 비해 언행이 특이한 경우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발달장애가 자녀에게서 느껴지면 대구대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소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발달장애아동에 관한 권위자인 이상복(李相福·57·여·사진) 교수를 비롯해 석·박사 연구원 25명이 자폐 등 발달장애에 관한 ‘119’ 역할을 해준다.
이 교수는 지난해 6월부터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홈페이지(http://homi.info)를 개설했다.
‘하늘을 보는 꿈’이라는 제목의 이 홈페이지는 발달장애 아이를 둔 가정과 학교, 보육시설 등에 적절한 도움을 주고 있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한 초등교사는 “일반학급에 편성된 8살짜리 정서장애 아동이 자신을 멍이 들 정도로 자꾸 깨물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름대로 지도를 해보지만 전혀 효과가 없어 지쳤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는 “아이들은 교사의 관심을 끌고 싶거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깨물곤 한다”며 “벌을 주거나 나무라기보다는 칭찬하는 방법 등으로 아이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위해 일상생활의 특성 등을 1000여 개의 항목별로 분석해 누구나 쉽게 진단을 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발달장애를 감추려고 하기보다 사회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가능한 빨리 이를 인식하고 마음을 여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 연구원 4명은 최근 영남대와 인제대 등 4개 대학에 동시에 교수로 임용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과 베트남의 의과대학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발달장애 등 각종 장애로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아동은 대구와 경북지역의 7000여 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5만5000여명에 이른다. 또 자폐아는 1000명에 한 명 꼴로 보고돼 있으나 실제는 이보다 4∼5배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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