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손? 알고보니 사기 손!… 해외박사 행세하며 70명 수술

  • 입력 2005년 3월 8일 18시 04분


‘영국 대학 의학박사, 몽골 의대 교수, 원하는 대로 성형을 할 수 있는 신의 손….’

서울경찰청은 자격증 없이 서울 강남 일대에 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형수술을 해 준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8일 가짜 의사 황모(64)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고교 졸업 후 의무병으로 군복무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무면허 의료시술을 하기 시작해 1965년부터 전과 10범의 기록을 쌓았지만 지금껏 ‘의사’ 명함을 가지고 살아왔다.

같은 죄목으로 1년형을 살다가 2003년 3월 풀려난 황 씨는 출소 직후 위조한 영국 D대 성형외과 박사학위증을 근거로 몽골 국립의대 입학허가를 받았다. 유학 기간에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았지만 교수에게 5000달러를 건네는 등의 방법으로 4개월 만에 이 대학 박사학위도 땄다.

진짜 박사학위증까지 갖춘 황 씨는 25년 전 자신이 성형수술을 해 준 적이 있는 임모(75·여) 씨의 집 등에서 강남 일대 여성 70여 명에게 모두 3억여 원을 받고 얼굴 주름살 제거나 코 수술 등을 해 줬다.

오랜 ‘관록’ 덕에 소문이 났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일부 여성들은 수술 후 안과 질환을 앓거나 콧물이 계속 흐르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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