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꽃망울 터뜨린 대구수목원

  • 입력 2005년 3월 11일 18시 54분


‘봄의 소리를 들어 보세요.’

2002년 5월 문을 연 대구 달서구 대곡동의 대구수목원이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구수목원 내 선인장온실 뒤편에는 할미꽃이 피기 시작했고 분재온실에는 영춘화, 살구, 매화 등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또 요즘 날씨가 풀리면서 주말에는 방문자가 크게 늘고 있다.

11일 대구수목원에 따르면 최근 단체나 가족 단위로 하루 평균 2000∼4000 명이 방문해 1∼2시간 동안 꽃과 나무 등을 둘러본 이후 돌아가고 있다.

수목원 방문자는 지난해 120여만 명으로 전년도(80여만 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 수목원은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지역에서 배출된 생활쓰레기 410여만 t이 매립된 뒤 10년 가까이 방치돼 오던 땅을 대구시가 화초와 나무가 우거진 생태공원으로 꾸민 곳.

7만4000평의 부지에 현재 35만여 그루의 꽃과 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수목원에는 오가피, 삼백초 등 800여 종의 약용식물이 자라고 있는 약용식물원과 2000여 그루의 선인장이 있는 선인장온실, 야생초 화원, 아름다운 꽃들만 모아 놓은 화목원, 수석 전시관 등 21개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수목원 측은 이달부터 전시관 주변에 4억 원을 들여 느티나무 등 28종 2100여 그루의 나무와 초롱꽃 등 17종 1만3600여 점의 꽃과 풀을 심을 예정이다.

또 수목원 중앙광장에는 분수대를 만들고 곳곳에 의자 등 편의시설을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사업비 41억 원을 들여 지상 2층에 500여 평 규모의 산림사료(山林史料) 전시관을 건립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수목원 측은 봄을 맞아 21일부터 7일간 산수유, 목련, 살구나무 등 31종 5만6000여 그루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

청소년들을 위한 ‘그린스쿨’, ‘어린이 자연체험교실’, ‘자연해설사 양성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 이용이 어려운 게 흠이다.

회사원 전호영(全浩榮·39) 씨는 “퇴근 후 오후 8시경 가족과 함께 수목원을 찾았으나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며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목원 측은 그러나 야간에 개장하면 식물과 환경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돼 관리 차원에서 오후 6시까지만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수목원 유성태(柳盛太) 연구사는 “청소년 등이 자연을 배우는 산 교육장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식물의 목록을 작성 중”이라며 “이곳은 광릉 국립수목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수종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