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성적조작 관련 비리 교사는 자격을 박탈해 교단에서 추방하고 학부모를 시험감독에 참여시키는 내용의 ‘학업성적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루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등 교원 3단체도 일부 교원의 성적조작 비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 성명서를 냈다. 교원 3개 단체가 한목소리로 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 단체는 “우리 교육에 희망을 잃지 않고 학교와 교사를 신뢰해 온 학생과 학부모를 실망시켜 유감스럽다”면서 “깨끗해야 할 교직사회에서 치욕적인 부정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자정운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교원단체들이 교직사회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를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교원단체들은 교원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자신들은 잘못된 교육정책의 희생양이며, 박봉과 격무에 시달린다는 등의 논리로 강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해 온 측면이 있다.
일부이겠지만 성적 조작은 교사로서 최소한의 윤리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2008학년도부터는 대입에서 내신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성적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새 학기 때면 어떤 교사가 담임을 맡을지, 누가 어떤 과목을 가르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품위’에 문제가 있거나 실력 없다는 평이 난 교사들을 만나면 “올 1년 고생 좀 하겠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한다.
교육부가 학업관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교사의 양심만 살아있다면 학부모까지 시험감독에 나서 학생과 교사까지 ‘감시’할 필요도 없다.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교사다. 교사들이 그만한 사회적 대접을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교사가 살아 있고 학부모가 학교를 전폭 신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인철 교육생활부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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