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38분간 아찔한 고속도 逆주행… 도로 아수라장

  • 입력 2005년 3월 13일 18시 41분


13일 새벽 경부고속도로에서 38분에 걸쳐 역주행하는 택시운전사와 이를 쫓는 경찰 간에 추격전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3시 51분경 충북 청원군 옥산면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청원휴게소(부산기점 318km 지점)에서 택시운전사 박모 씨(50·대전 월평동)가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출구 아닌 입구로 나가 부산 쪽으로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은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 순찰차도 역주행하며 박 씨의 승용차를 따라잡아 제지를 시도했다. 속도는 시속 80km 안팎.

박 씨는 1, 2차로를 넘나들며 순찰차를 따돌렸고 순찰차가 앞서가면 들이받기도 했다.

경찰은 급기야 청원군 현도면 부근(부산기점 286km)에 화물차와 승용차로 전 차로를 막는 ‘차량 바리케이드’를 쳐 오전 4시 29분경 박 씨를 붙잡았다. 38분간 32km에 걸친 역주행 추격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화물차 등 차량들이 역주행 차량을 피하기 위해 지그재그 운전을 하거나 급정지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속도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지만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경찰은 박 씨가 6개월 전 정신병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런 병력으로 어떻게 택시운전을 할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박 씨는 술은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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