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황성규/소중한 아버지세대의 경험

  • 입력 2005년 3월 14일 18시 31분


지난 몇 달 간 우리 집에서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TV 드라마라고는 생전 보지 않으시던 아버지는 월, 화요일만 되면 술자리 약속도 마다한 채 일찍 집에 들어와 TV 앞에 앉으셨다.

아버지를 TV 앞으로 끌어들인 것은 1일로 종영된 드라마 ‘영웅시대’였다. 모처럼 아버지 세대가 볼 만한 드라마가 끝까지 방영되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 영웅시대의 인기 비결은 아마도 개발시대의 활력과 생동감을 당시 경제성장의 주축이던 중장년층이 다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맨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앞 세대의 경험은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 세대가 이룩한 기적의 역사를 되새기는 젊은 세대는 많지 않다. 4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1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잊혀졌다.

앞 세대의 경험과 노하우, 자신감 등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지난해 남아시아 지진해일 당시 대대로 전해 온 지진해일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해 위기를 모면했다는 인도네시아 시말루르 섬 주민들의 이야기는 세대 간 소통의 중요성을 잘 보여 준다. 앞 세대의 경험을 소중히 할 줄 알고 후세대들이 선대의 장점은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소통과 화합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황성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4년·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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