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혐의 김희선의원 영장 기각

서울중앙지법 김재협(金在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민주당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열린우리당 김희선(金希宣·사진) 의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김 의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한 검찰 측의 소명이 부족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또 김 판사는 “(김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송모 씨와 김 의원의 관계가 석연치 않고, 송 씨의 자백 경위와 시점에도 명확치 않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기각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며 어떻게 대응할지는 좀 더 검토해봐야겠다”며 “현재로선 공소시효(16일)가 얼마 남지 않아 영장을 재청구할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재판부 결정에 감사하고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재판 과정에서 모든 게 밝혀지겠지만 검찰 수사에는 앞으로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南基春)는 김 의원이 2002년 동대문구청장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송 씨에게서 1억 원을 빌린 뒤 차용증을 폐기했으며, 불법 정치자금으로 현금 9000만 원과 송 씨 며느리 명의의 차명 통장을 통해 2000만 원을 추가로 받는 등 모두 2억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1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2002년 송 씨에게서 송 씨 며느리 명의로 된 차명 통장을 통해 2000만 원을 받고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김 의원의 전 회계책임자 겸 보좌관 이모 씨를 15일 추가 기소했다. 이 씨는 김 의원의 지구당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3000만 원을 업체 대표에게서 대납 받은 뒤 선관위에 허위 회계보고 한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