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학교경찰제 도입

▼교육환경 살벌… 면학분위기 해쳐▼

최근 부산시교육청이 학교경찰제 도입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급한 불만 끄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폭력을 범죄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멋있는’ 행위로 여긴다. 학교경찰의 존재가 이들의 영웅심리를 더욱 부추기는 수단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피해학생 또한 선생님이나 부모님, 다른 상담소들을 놔두고 학교경찰에 신고할지 의문이다. 학교경찰을 교내에 상주시킨다면 살벌한 교육환경으로 학습 분위기 저해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담 상담교사를 우선 배치하고 적합한 관련 교육을 하는 게 정도다. 학교경찰이 학교폭력을 해결해 주는 건 아니다.

신은정 고교생·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

▼문제학생 범죄자 취급… 해결책 못돼▼

이미 학교경찰제를 도입한 미국도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더욱 흉포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학교 내에서는 폭력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그 폭력성은 그대로 학교 밖에서 재현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갈수록 폭력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정과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원천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고 문제 학생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면서 공권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공권력을 투입할 게 아니라 학교마다 상담전문가를 배치해 재사회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정현숙 회사원·부산 북구 덕천동

▼학교사정 맞게 변형도입 바람직▼

일진회 보도를 접하면서 놀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성인 조직폭력을 흉내 내 조직을 만들어 관리하고 탈퇴하면 보복하는 등 학교 내 폭력이 일반 사회의 폭력을 닮아 가고 있다고 한다. 교육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학교가 학교 밖의 거친 모습을 닮아 가고 있다면 일반 사회에 적용하는 규칙을 학교 사정에 맞게 변형해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학교경찰제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학교경찰제가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교육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사회와 학교가 변한 만큼 새로운 규범과 제도를 도입해 제대로 된 학교사회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박형남 대학원생·서울 서초구 잠원동

▼폭력으로 고통받는 학생에 큰 도움▼

학교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다. 정작 교사들은 이런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 설사 교사들이 안다고 해도 피해를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학교경찰제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구타, 갈취 등으로 고통 받는 학생이 많다. 그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공부가 될 리가 없다. 학교경찰제가 학습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는 우려가 있지만 학교폭력이 만연한 지금보다 무엇이 더 나빠질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게 정답이라고 본다. 학교경찰은 폭력으로 고통 받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의지처가 될 수 있다. 다만 시행에 앞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 제도가 무리 없이 정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수경 대학생·서울 송파구 가락동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군 면세담배 폐지’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보건복지부 환경부 노동부 등 사회문화 관계부처 장관들은 최근 회의를 갖고 군 면세담배 폐지를 적극 추진키로 했습니다. 초저가 면세담배가 오히려 군인들의 흡연을 부추겨 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면세 혜택이 폐지되면 현재 250원인 군용 ‘디스’ 한 갑 가격이 2000원으로 오르게 됩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현재 53%가량인 성인 남성의 흡연율을 대폭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지속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 우선 7월경 500원을 추가로 올릴 계획입니다. 그러나 거의 무보수로 의무 복무하는 사병들의 경제 사정 등을 감안할 때 기본적인 흡연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는 불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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