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서남북/김태환지사 ‘私조직’의 진실은…

  • 입력 2005년 3월 16일 18시 51분


제주지역 체육인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환(金泰煥) 제주지사를 후원하기 위해 사조직을 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가 14일 확보한 ‘오라회 조직 및 활동’ 문건은 체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뛰고 있는 체육인을 중심으로 ‘오라회’를 구성하고 2000인 이상의 지지자를 규합해 2006년 6월(지방선거) 필승 역할을 선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문건은 또 회원 각자를 정점으로 하는 50인 이상의 조직을 결성해 활동상황을 회장에게 보고하고 2006년 2월부터 외부사무실을 임대해 본격적으로 캠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모임 창립행사는 4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1월 말 제주시의 한 호텔에서 열렸으며 이 자리에 김 지사가 참석했다.

창립 행사관련 다른 문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일당백의 투지로 지사님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지사를 위한 사조직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김 지사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우연한 기회에 창립행사를 비롯해 두 차례 모임에 참석했다”면서 “체육인들이 엘리트 체육 육성을 위해 만든 모임으로만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선거와 관련된 발언을 듣거나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평소 무리하게 각종 민간행사에 참석해 결국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가 1월 무죄가 확정된 김 지사가 아닌가. 이번 파문이 장기화되면 내년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조기에 과열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진실규명을 위한 사법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임재영 사회부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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