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경북 포항 해병 1사단에 근무하는 조강현(趙康玹·21·해병 978기·사진) 일병.
조 일병은 1985년 울릉도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 조준기(49·강원 강릉시) 씨가 당시 독도에 주소를 두고 생활했기 때문에 독도가 고향인 첫 한국인이 됐다.
해병대 부사관 출신인 아버지 조 씨는 1985년 독도로 주소를 옮긴 뒤 1992년까지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면서 조업을 했다.
조 일병은 젖먹이 때이던 1986년부터 5년 가량 아버지를 따라 독도에 드나들었다. 여동생 한별(17) 양은 오빠를 이어 2호 독도인이 됐다.
조 일병의 가족은 독도와 인연이 각별하다.
외할아버지 최종덕 씨(1987년 작고)는 1965년 독도에 들어가 5평 남짓한 토담집을 짓고 해산물을 잡다 1981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주소를 독도로 옮겼다.
독도를 지킨 사람 가운데 최종덕 씨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
독도의 서도에 절벽을 깍아 집을 지었으며, 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이 발견했던 자연샘인 '물골'을 26년만에 다시 찾아냈다.
독도의 유일한 식수인 물골은 지금도 어민들이 생명수처럼 이용하고 있다.
해양법에 따르면 영토의 경계가 될 수 있는 자연섬은 식수와 나무, 주민 거주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최 씨는 독도를 암초가 아닌 '생명의 섬'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 것.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 지난해 7월 입대한 조 일병은 대학 졸업 후 외할아버지의 삶을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은 게 꿈.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서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들어 독도와 바다에 대한 애정이 생긴 것 같다"며 "일본이 독도를 빼앗으려는 요즘은 해병대로 근무하며 바다를 지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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