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소나무 에이즈 확산… 수백년 老松도 위협

  • 입력 2005년 3월 18일 18시 47분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수령이 수백 년씩 된 노거수(老巨樹)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에 따르면 2000년 10월 울주군 온산읍 화산리에서 소나무 69그루에서 발생한 재선충이 급속도로 확산돼 현재 울산 전역에서 2만29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됐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다른 나무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베어낸 뒤 잘게 부숴 폐기처분하도록 했으며, 시는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 1만9800여 그루를 벌채했다.

소나무 재선충은 4∼8월 우화기(羽化期·유충이 성충으로 변화하는 시기)를 거치면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일반 소나무는 물론 수령 100년 이상의 보호수(중앙정부가 지정한 나무·6그루)와 노거수(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나무·70그루)의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수령 600년으로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보호수인 북구 정자동 죽전마을의 ‘활만송’은 직선거리로 1.5km 떨어진 달곡 마을과 탕근산 일대의 소나무가 잇따라 재선충에 감염되면서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또 북구 당사동 우가마을의 보호수인 곰솔(수령 200∼250년)도 불과 100여m 떨어진 소나무에서 지난달 재선충이 발생해 감염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울주군 청량면 오대마을의 곰솔(〃 150년)은 최근 재선충에 감염돼 고사됐으며, 울산에서 재선충이 가장 먼저 발생했던 울주군 온산읍 화산리의 당산나무도 재선충에 감염됐다.

시 조사 결과 울주군 지역의 노거수 29그루는 재선충 감염 지역에서 100m∼4km 떨어진 곳에 있어 감염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 박기원(朴祺元) 녹지공원과장은 “재선충 전담 예찰요원을 6명에서 최근 16명으로 늘리고 나무에 예방주사를 맞히고 있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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