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는 지난 17일 발매된 신동아 4월호에서 당시 실미도 희생자들의 시신을 직접 암매장했다는 벽제 주민 이동식(84)씨가 매장 장소로 지목한 현장 부근이다. 실미도에서 형 장명기씨를 잃은 유족 장명구(53)씨는 “1m도 채 파 들어가지 않았는데 나일론 재질의 밧줄과 비닐이 발견되고 곧이어 팔다리뼈, 목뼈와 치아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시신 훼손을 우려해 현장 발굴을 중단하고 유골 발견 사실을 국방부 실미도 진상조사단에 통보했다. 특히 이 날 발굴 현장을 안내했던 또다른 주민은 “전에도 문제의 현장에서 군화나 탄띠 등이 발견된 적이 있어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미도 희생자들의 시신이 묻혀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고 전해 이 유골들이 당시 실미도 대원들의 시신일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지난 2월말부터 현장을 방문해 조사활동을 벌여온 국방부 실미도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일부 유골이 발견됐다고 해서 당장 발굴할 수는 없다. 민간 조사위원이 임명되고 발굴단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속한 시신 발굴을 요구하는 유족들과 국방부간의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시신이 암매장된 현장과 자세한 증언 내용은 신동아 4월호에 게재되어 있다.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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