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제2연륙교 이름 황해대교로 해야”

  • 입력 2005년 3월 18일 20시 08분


4월 착공할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신도시를 잇는 제2연륙교의 이름을 ‘황해대교’로 명명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서해대교나 인천대교, 월미대교 등의 후보작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해대교는 이미 서해안고속도로에 같은 이름의 다리가 있고, 나머지는 국지적이고 작은 느낌이 든다. 마땅히 대안은 황해대교일 것 같은데, 사실 ‘황해’라는 명칭에 부정적 견해를 가진 분들이 있다.

중국 황하에서 황사가 흘러들어 황토색 바다가 되고 그래서 중국인들이 황해라고 불렀으며, 한국 중심의 주체적 지명은 서해라는 의견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편협하고 막연한 인식이다. ‘옛날 황주와 해주에서 한 글자씩 따서 황해도라 불렀고, 그 앞바다를 황해라고 불렀다’는 우리 식의 주체적 유래 해석도 있는 것이다.

지명의 연원에 매달리기보다 대승적인 자신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황해는 우리의 바다였다. 중국인들보다 우수한 조선술(造船術)을 가진 우리 조상들이 누볐던 것이다.

필자가 황해대교로 부르자고 주장하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이 바다를 타고 도도하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문명의 중심이 서구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고 인류학자들이 예언하고 있다. 황해는 바로 그 중심에 있으며 동아시아의 지중해와도 같다.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제학자나 도시건축가들이 예언하는 ‘황해공동체’도 맥을 같이한다. 그들의 예견대로 세계경제는 결국 블록화 될 것이고, 동북아는 유럽연합과 같은 국가연합이 아니라 황해권 대도시들이 연합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 때 세계인들은 이 바다를 ‘황해’라고 부를 것이다.

다리 이름을 ‘황해대교’라고 짓는 것은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서서 미래를 주도하겠다는 인천의 적극적인 의지를 담는 것이다. 세계를 향해, 미래를 향해 뻗어가는 바다, 이 바다에 놓일 다리 이름으로 ‘황해대교’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본다. 이 바다의 역사적 유래와 미래 인천의 역동적인 희망을 충분히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규 동국대 교수 leewk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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