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 사회부 기자로 지난해 6월부터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 어학연수 중인 나가노 아키라(中野晃·34) 씨는 ‘한국의 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나가노 씨가 서울을 돌아다니며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곳은 남산 서울타워. 여기서 바라본 서울은 창덕궁, 종묘 같은 역사적인 건물과 63빌딩, 무역센터처럼 초현대식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보기가 좋았다는 것.
그는 요즘 일본에서 ‘용사마(배용준)’, 보아 등 한국 연예인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서울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경쟁력을 더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나가노 씨는 또 상반된 서울의 두 얼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가보니 수백만 원이 넘는 고급 상품을 서슴없이 구입하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반면 서울의 어떤 곳에 가니 작은 단칸방에서 한 가족이 생활하는 곳도 있었어요. 한국 경제가 어렵다는데 빈부격차는 더 커지는 것 같더군요.”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을 당시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재일교포의 반응을 취재하면서부터.
“평소에 일본어만 쓰고 한국인임을 드러내지 않던 재일교포들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포옹하자 너나 할 것 없이 ‘만세’를 외치더군요. 단일민족의 끈끈함이 느껴졌습니다. 한국이 알고 싶어졌죠.”
최근 일본 시마네(島根) 현 의회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를 제정한 것과 관련해서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독도를 한국이 제시한 근거나 역사적 배경을 검토하지 않고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6월 어학연수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는 나가노 씨는 앞으로도 한일관계에 대한 기사를 많이 쓰고 싶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등 한국의 역사를 일본인에게 제대로 알려 한일 양국을 진정으로 가까운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