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독도 특수' 기대감 넘실

  • 입력 2005년 3월 22일 16시 06분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날' 제정을 계기로 정부가 독도 개방정책을 펴면서 울릉도에 '독도 특수'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관광객을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채 서둘러 독도 개방을 발표하는 바람에 정작 울릉군은 어쩔 줄 몰라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울릉도~독도를 왕복하는 유람선으로 취항한 삼봉호(106t·'삼봉'은 독도의 옛 이름)는 요즘 대목이다.

취항 이후 현재까지 독도를 90여회 오가면서 관광객 1만2000여명을 태웠지만 겨우 적자를 면한 상태.

그러나 '다케시마 파동' 이후에는 승객이 늘어 4월의 예약이 거의 끝났을 정도다.

삼봉호를 운영하는 독도관광해운 윤성근(尹聖根·44) 대표는 "지난해 3월 경우 관광객이 없어 배를 울릉 저동항에 거의 묶어뒀지만 올 3월은 최근의 독도 사태로 분위기가 아주 달라졌다"고 말했다.

22일 경우 날씨 탓으로 관광객이 70여명에 불과했지만 삼봉호는 독도로 향했다. 정원(215명)의 절반 정도는 태워야 수지가 맞지만 독도를 매일 운항한다는 상징으로 출항했다고 해운사 측은 말했다.

독도행을 원하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포항~울릉 여객선을 운항하는 대아고속해운 측도 조만간 독도행 관광노선을 개설할 방침이어서 독도 노선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 울릉군청의 담당부서에는 독도 입도와 숙박 사정을 묻는 전화가 일주일 째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1일 적정 입도인원과 관광객 행동요령 등을 확정하지 않아 독도 관광을 희망하는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안전시설이나 편의시설, 소지품 제한 등 세부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방 정책만 성급하게 발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전국에서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24~25일 이후 다시 전화를 해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적정 입도인원에 대해서도 울릉군과 문화재청의 입장은 다르다. 문화재청은 독도환경보호를 내세워 1일 140명 정도를 허용할 방침으로 알려졌지만 울릉군은 가능한한 많은 국민이 독도에 발을 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창근(吳昌根) 군수는 "하루 방문객을 600명 정도로 해도 동도 선착장을 벗어나지 않고 관광을 하도록 하면 독도의 생태환경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와 독도의 관광 특수가 예상되자 울릉도의 숙박업소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섬 주민 사이에는 포항~울릉을 왕복하는 여객선 측과 일부 숙박업소들이 결탁해 '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불거지고 있다.

울릉발전연구소 배상용(裵相庸·40) 소장은 "울릉도와 독도에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은 울릉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주민끼리 관광객 빼앗기로 비춰서는 안된다"며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의 독점 노선을 개선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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