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 주민들 "그린피스 입항을 저지하라"

  • 입력 2005년 3월 24일 14시 49분


포경(捕鯨·고래잡이) 재개를 요구해온 울산 남구 장생포동 주민들이 다음달 4일 장생포항에서 반(反) 포경 활동을 펼칠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레인보 워리어Ⅱ호의 입항을 저지하기로 해 해상충돌이 우려된다.

24일 장생포동 노인회와 청년회, 장생포 발전협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열린 회의에서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에서 그린피스가 반포경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레인보 워리어호의 진입을 저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레인보 워리어호의 입항시간에 맞춰 장생포항 진입항로인 동구 화암추 등대 앞바다에서 어선 20여척을 동원, 해상시위를 벌이면서 항내 진입을 봉쇄할 방침이다. 주민들은 구체적인 입항 저지계획을 30일 직능별 대표자 회의에서 최종 결정키로 했다.

포경선 선원 출신인 장생포 노인회 손남수(孫南水·70) 회장은 "약 20년째 계속된 포경금지조치로 우리나라 연안에는 고래가 급증해 어장을 황폐화시키고 있어 포경이 재개돼야 한다"며 "주민들의 뜻과 상반된 활동을 펼치려는 그린피스 선박의 입항을 주민들이 뭉쳐 저지시키겠다"고 밝혔다.

18일 인천항에 입항한 레인보 워리어호는 우리나라에서 환경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다음달 4일 오전 11시 장생포항에 입항, 국내 환경단체의 환영행사에 참여한 뒤 5일까지 장생포 일대에서 반포경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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