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위원장 진종철·陳鐘哲)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오후 10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장 녹음실에서 사 측 노무팀 사원이 노조 중앙위원회 회의를 도청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밝히고 녹음테이프와 사원의 도청 확인서를 공개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연주(鄭淵珠) 사장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25일 투쟁 방향과 수위를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23일 열린 노조 중앙위 회의는 정연주 사장에 대한 평가 문제 및 팀제 시행에 대한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논의하고 있었다.
도청 녹음을 한 노무팀 사원은 23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 노조 중앙위 회의 중 5시간가량을 녹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원은 이날 오후 10시경 녹음실에 아르바이트생 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노조 간부에게 적발됐으며 노조원들은 현장에서 녹음테이프 2개를 압수했다.
녹음실 아르바이트생은 “노무팀 사원이 녹음실에 들어온 뒤 문을 잠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자리에 앉아서 내용을 지켜보다가 자리를 비울 때는 내게 녹음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무팀 사원은 노조에 적발된 뒤 “의욕이 앞서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노조 측에 써 줬다.
KBS는 이날 발표한 ‘회사 입장’을 통해 “회사 간부나 해당 팀 차원의 조직적 행위가 아니라 업무를 맡은 지 얼마 안 된 담당 직원의 의욕 과잉으로 빚어진 일”이라며 “노조에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녹음 도중 노무팀 상급자가 녹음실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노무팀 말단 직원의 독자적 행동이라는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지원 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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