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류독감 철새 탓일 수도”=철새에 의한 조류독감이 무서운 것은 유포 지역이 넓다는 점. 이번에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역도 전국 9곳에 걸쳐 있다.
농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도 철새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날아온 철새가 북한 평양시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배설물을 떨어뜨린 데 이어 닭이 이 배설물과 접촉하면서 조류독감에 걸렸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농림부는 현재 확인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저병원성인 데다 계절적으로 철새가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는 시기여서 국내 농가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 등은 기형인 알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치사율은 고병원성에 비해 크게 낮다.
▽조류독감 청정지역 위협 받나=한국은 지난해 9월 21일 국제수역사무국(OIE)을 통해 조류독감 청정지역이라고 선언했다.
2003년 12월∼2004년 3월 국내에서 19건의 조류독감이 생긴 뒤 감염 우려가 있는 닭과 오리 등 528만5000마리를 도살해 땅에 묻은 만큼 추가 발생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철새 도래지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조류독감이 재발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조류독감 발생지역인 충북과 충남에서 철새에 의한 바이러스 유포가 확인된 만큼 철새 때문에 조류독감이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 ▽농가도 불안=철새 도래지 주변 농가의 닭과 오리는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
대한양계협회 최준구(崔峻玖) 회장은 “철새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철새가 많은 지역의 닭과 오리 농가는 항상 불안해 한다”고 전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권준헌(權俊憲) 질병관리과장은 “철새가 퍼뜨린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해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농가 스스로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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