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콘미술관 운영 김형부씨, 뉴타운지구 지정 제외 호소

  • 입력 2005년 3월 29일 18시 16분


“3년간의 고생 끝에 지은 미술관을 짓자마자 헐어야 하다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경기 화성시 북양동에서 이콘미술관(www.icongm.com)을 운영하는 김형부(57·사진) 씨가 미술관을 짓고 일반에 공개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순. 이콘(icon)은 주로 그리스도와 성모, 성자들의 모습을 그린 예배용 그림이다. 이콘 전용 미술관이 건립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김 씨가 10여 년간 직접 그린 작품 2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독일 쾰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씨가 이콘에 빠져든 것은 졸업 직후인 1993년부터. 김 씨는 “성화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신앙을 널리 알리고 싶어 늦은 나이에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후 독일과 국내를 오가며 이콘 전시회를 열어오다 2001년 귀국했다.

그러나 미술관을 개장한 지 10여 일 만에 화성시가 신도시로 추진 중인 남양뉴타운지구(78만 평)에 포함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미술관에서 지구 경계선까지는 불과 3, 4m지만 10월 예정된 건설교통부의 최종 지구지정 때 경계선이 바뀌지 않으면 허물어야 하는 실정이다.

김 씨는 “점차 미술관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국내에 이콘 미술을 알리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으니 꼭 보존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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