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은 일선고교엔 ‘평가’를 둘러싼 각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고교 1학년이 수험생이 되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내신이 9등급제가 되는 등 성적관리체계가 대폭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신 1등급이 들쭉날쭉=고 1학년 대상 내신 등급제의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한 중간석차가 혼선을 부르고 있다. 중간석차란 1등이 10명이라면 모두 중간 등수인 5.5등을 받는 것.
문제는 똑같은 100점(또는 1등)이라도 동점자와 수강인원에 따라 1등급이 한 명도 없거나 1등급 기준(4%)을 초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 B 과목의 만점자의 수가 1등급(4%) 기준을 초과해 중간석차 백분율을 적용받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A과목의 수강자가 96명이고 100점이 7명이라면 중간석차 백분율은 4.17%가 돼 모두 2등급이 된다. 그러나 B과목은 수강자가 100명이고 만점자가 6명이라면 중간석차 백분율이 3.5%가 돼 모두 1등급이 된다.
서울 단국대사대부고 박용선(朴用璿) 교장직무대리는 “2008학년도부터 원점수와 석차등급만 기재해 같은 점수를 받고도 대학이 어떤 항목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중간고사 출제 비상=고 1학년 대상 시험에선 동점자를 줄이기 위해 소수점 배점을 강화하거나 도입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외국어고 교사는 “문항수를 30% 정도 늘리고 난이도별 배점도 달리할 것”이라며 “수행평가와 서술형 평가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지만 평가기준을 둘러싼 학부모의 논란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 2, 3학년 교사들은 정부 지침대로 ‘수’의 비율이 15%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수’를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술형 평가 혼선=올해 1학기부터 도입키로 한 ‘서술형 평가 비율 30% 확대’에 대해 일선 학교의 반발이 잇따르자 서울시교육청은 전면 실시를 2학기로 연기했다.
현재는 30%라는 기준만 줬을 뿐 세부지침이 없어 일부 학교에선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 잠실여고의 한 교사는 “국어 과목은 수행평가와 서술형평가를 합치면 주관식 비율이 50%를 넘는다”며 “서술형평가를 30%로 늘리면 수행평가를 30%에서 10%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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