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경쟁력 갉아먹는 부산 항운노조

  • 입력 2005년 3월 2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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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공급 독점권(클로즈드숍)을 가진 부산 항운노조가 부산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임이 드러나고 있다. 부산항은 우리나라 해상수출 화물의 40%, 컨테이너 화물의 81%가 드나드는 수출과 물류의 관문이다. 부산항의 하역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수출상품의 물류비용으로 전가돼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다.

부산항은 수백억 원을 들여 현대화 장비를 갖추고도 항운노조가 돈 받고 채용한 인력을 줄이지 못해 놀고먹다시피 하는 노조원이 수두룩하다. 노조는 자동화 컨테이너 부두를 건설할 때마다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수백억 원에 이르는 보상비를 챙겼다. 이는 생산성 향상 투자의 최대 장애요인이다.

정부가 되뇌고 있는 동북아 물류중심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산항부터 개혁해야 한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에서 2002년 세계 3위까지 올랐다가 2003년부터 5위로 떨어졌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항만개발에 주력한 지 불과 10년 만에 부산항은 상하이와 선전에 밀려났다. 중국은 이도 모자라 상하이항에 ‘바다의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양산(洋山)신항을 올해 말 개항한다.

일본 정부는 부산항, 대만의 가오슝항과 경쟁하기 위해 항만 사용료를 30∼40%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항이 클로즈드숍 노조에 장악당한 상태에서 중국, 일본의 항만들과 사용료 인하경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인력 조정이 자유스럽지 못해 부산항 하역회사의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80%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부산 항운노조는 클로즈드숍을 고집할 명분도 권리도 없다. 부산항의 비효율과 비리는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정부는 일반기업처럼 부산 항운노조에 대해서도 노무공급 독점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누적된 비리를 도려내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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