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숨진 최 씨가 타고 간 택시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실제 거주지가 주민등록 주소와 다르고 회사에도 연락처로 아버지의 휴대전화번호를 기입한 민 씨를 유력한 용의자의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전과 9범인 민 씨는 2002년 특가법상 절도죄로 2년간 복역한 후 지난해 8월 출소해 6개월째 택시운전사로 일하고 있었다.
경찰은 먼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그가 운전하는 콜택시의 태코미터를 분석했다.
태코미터에는 승객좌석의 문이 열리고 닫힌 흔적, 운행거리 등이 기록되는데 그의 택시는 최 씨가 실종된 16일 오전 1시 12분부터 4시까지 문을 여닫은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GPS기록에 대한 추가 확인을 벌여 사건 다음 날인 17일 민 씨가 서울 화곡동 공중전화로 ARS 잔액조회를 한 시점부터 예금인출지점인 A은행 안산지점∼B은행 고잔지점∼안산중앙역∼안산역에 이어 수원을 거쳐 성남으로 돌아온 운행경로를 1분 단위로 확보했다. 20일 새벽 마지막 예금인출지점인 경부고속도로 죽전휴게소 주행경로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민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확신하고 28일 오후 3시 20여 명의 검거조를 투입해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 부근에서 민 씨를 긴급체포했다.
민 씨는 당초 범행사실을 부인했으나 운행기록이 드러나고 택시 조수석에서 숨진 최 씨의 구두 한 짝까지 발견되자 자백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29일 민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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