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생활속 아이디어가 창업 밑천”

  • 입력 2005년 4월 1일 19시 36분


“주로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잊지 않기 위해 항상 필기구와 수첩을 갖고 다니죠.”

대구공고 식품화공과 3학년 이창엽(18) 군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전국 실업계 고교생 사장되기 창업대회’에서 최고상인 특상을 최근 받았다. 이 대회는 실업계 고교생들의 학습과 창업 의욕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와 산업자원부,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전국 65개 실업계 고교의 학생 560여 명이 응모한 이 대회에서 이 군은 ‘엄마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요람’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출해 영예를 안았다. 그는 “작은 어머니 집에 들렀다가 울던 아기가 엄마 가슴에 안긴 뒤 금방 조용해지는 것을 보고 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아기는 엄마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거나 심장 소리를 들으면 안정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이를 토대로 제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 아이디어는 요람에 엄마의 심장 소리를 담은 녹음기를 부착한 뒤 맞벌이나 개인사정 등으로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아기가 울거나 보채면 이 소리를 들려주는 것. 요즘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그는 일단 대학에 진학한 뒤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2년 전 자원봉사단체에 가입해 봉사 활동을 하다보니 장애인이나 불우이웃과 대화를 나누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흐뭇했다”며 “이 때문에 대학은 사회복지과를 택하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또 이 대회에서 대구공고 섬유설계과 2학년 최민철(16) 군도 프라이팬에 냄새와 연기를 빨아들이는 기계를 부착한 ‘냄새 안 나는 프라이팬’ 아이디어를 제출해 금상을 받았다.

최 군은 “최소한 1주일에 3, 4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즐긴다”며 “회사경영이나 전문경영인(CEO)에 대한 책이 대부분인데 커서 훌륭한 CEO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공고는 이 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25년 대구공립공업보습학교로 출범한 이 학교는 지금까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비롯한 졸업생 4만7000여 명을 배출한 지역의 대표적인 실업계 고교.

두 학생을 지도한 대구공고 윤석종(47) 교사는 “평소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며 “학생들이 더 큰 꿈을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