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고 식품화공과 3학년 이창엽(18) 군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전국 실업계 고교생 사장되기 창업대회’에서 최고상인 특상을 최근 받았다. 이 대회는 실업계 고교생들의 학습과 창업 의욕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와 산업자원부,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등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전국 65개 실업계 고교의 학생 560여 명이 응모한 이 대회에서 이 군은 ‘엄마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요람’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출해 영예를 안았다. 그는 “작은 어머니 집에 들렀다가 울던 아기가 엄마 가슴에 안긴 뒤 금방 조용해지는 것을 보고 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아기는 엄마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거나 심장 소리를 들으면 안정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이를 토대로 제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 아이디어는 요람에 엄마의 심장 소리를 담은 녹음기를 부착한 뒤 맞벌이나 개인사정 등으로 엄마가 집에 없을 때 아기가 울거나 보채면 이 소리를 들려주는 것. 요즘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그는 일단 대학에 진학한 뒤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2년 전 자원봉사단체에 가입해 봉사 활동을 하다보니 장애인이나 불우이웃과 대화를 나누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흐뭇했다”며 “이 때문에 대학은 사회복지과를 택하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또 이 대회에서 대구공고 섬유설계과 2학년 최민철(16) 군도 프라이팬에 냄새와 연기를 빨아들이는 기계를 부착한 ‘냄새 안 나는 프라이팬’ 아이디어를 제출해 금상을 받았다.
최 군은 “최소한 1주일에 3, 4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즐긴다”며 “회사경영이나 전문경영인(CEO)에 대한 책이 대부분인데 커서 훌륭한 CEO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공고는 이 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25년 대구공립공업보습학교로 출범한 이 학교는 지금까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비롯한 졸업생 4만7000여 명을 배출한 지역의 대표적인 실업계 고교.
두 학생을 지도한 대구공고 윤석종(47) 교사는 “평소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며 “학생들이 더 큰 꿈을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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