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교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했고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 2등급, 직업탐구 1등급을 받았다.
오 씨의 고교 동창 396명 중에는 4년제 대학 79명을 포함해 절반인 198명이 전문대 또는 대학에 진학했다.
▽실업계 대학 진학 껑충=서울시교육청은 4일 79개 실업계 고교의 졸업생을 조사한 결과 2005학년도 대입에서 전문대 및 대학에 진학한 비율은 56.1%로 전년도 45.3%보다 10.8%포인트 증가했다. 4년제 대학 진학은 10.3%에서 13.2%, 전문대는 35.1%에서 42.9%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04학년도 대입부터 대학의 정원 외 3% 내에서 동일계열에 진학하는 실업계 고교 출신을 위한 특별전형이 도입된 데다 2005학년도 수능부터 실업계를 위한 직업탐구영역이 신설돼 실업고 출신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학력 중시’에 대학 선택=실업계 출신의 대학 진학이 늘어난 것은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 및 산업계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서울 단국공고 진병수(陳秉秀) 교무부장은 “10년 전만 해도 기업체에서 공고의 성적 우수학생을 선발했다”며 “그러나 공고 출신자가 병역이나 승진 차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전문대 출신을 뽑는다”고 말했다.
▽실업교육 파행=대졸 선호 현상 때문에 실업고에서도 대입준비에 몰두하면서 기능인력 양성이 목표인 실업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에는 내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실업고에 ‘전략적’으로 진학해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실업고는 3년간 216단위를 이수해야 하고 110단위 정도가 전문 교과다. 하지만 대입 준비 학생 때문에 전문 교과도 법정 이수단위(82단위)만을 가르치고 나머지 시간에는 수능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 K 상고 김모 교사는 “1학년 때 대학 진학 전공반을 만들어 전문 교과는 최소화하고 수능 과목을 보충한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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