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파복지원 소속 대린직업훈련원에서 점자와 안마기술을 배워 현재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거나 안마사로 일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500여 명은 고 홍영기(洪英基·사진) 여사에게 드리는 사은탑을 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대린직업훈련원 마당에 세웠다.
이들은 사고나 질병으로 실명한 뒤 홍 여사가 세운 홍파복지원 시설에서 생활하며 자활 기반을 마련한 사람들.
이들 장애인은 복지원을 나온 뒤에도 동호회를 만들어 서로 친목을 유지하다 홍 여사가 올해 1월 향년 79세로 세상을 뜨자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로 했다. 두 달 동안 500명의 시각장애인이 마련한 돈은 13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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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돌로 만든 2.5m 높이의 탑에 “당신은 우리 시각장애우 500여 명에게 새 생명을 주신 어머니요 은인, 스승이었다. 그 은혜를 어찌 다 갚겠느냐”고 썼다.
홍 여사는 1940년대 경기여고와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당대의 엘리트 여성으로 남편을 일찍 여읜 뒤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1973년 사재를 털어 사회복지법인 홍파복지원을 설립했다.
홍 여사는 생전에 시각장애인들이나 복지담당 공무원들을 ‘이놈아’ ‘이 자식아’ 등으로 격의 없이 불러 서울시공무원들로부터 ‘욕쟁이할머니’라는 애정 섞인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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