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포커스/최현정]인터넷종량제 도입

  • 입력 2005년 4월 6일 19시 48분


코멘트
사용한 양만큼 돈을 내는 ‘인터넷종량제’를 둘러싸고 인터넷이 떠들썩하다. 정보통신부와 KT는 최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가기 위해 인터넷종량제 도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KT는 △상위 5% 이용자가 전체 트래픽(데이터)의 50%를 점유하고 △도시와 농촌 간 비용부담 형평성이 맞지 않으며 △연평균 100%씩 증가하는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재원 마련이 절실하고 △쓰레기편지(스팸메일), 인터넷 중독 등 오남용을 막기 위해 종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인터넷종량제는 사실상의 비용 인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KT 및 KTF 개인휴대전화 해지 등 ‘안티 KT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인터넷 게시판에 패러디와 항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벌인 반대서명운동에는 25만 명이 참여했다.

누리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용경 KT 사장이 직접 설득작업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말 자신의 누리사랑방(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대로 가면 인터넷은 초저속이 될 것”이라며 “전면적이 아니면 일부라도 종량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그의 누리사랑방 등에 반대 의견을 올리고 있다.

“그나마 나라가 버티는 게 IT 덕분인데 종량제를 시행하면 인터넷 업체들은 줄도산할 것”(crazy), “앞으로 가전제품이 인터넷과 24시간 연계되는 멀티미디어 시대가 될 텐데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라는 건지”(atxle)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인터넷은 공공재(prepcurry)”, “정보격차 빈익빈 부익부, 정치참여·사회참여에도 걸림돌”(이재필)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인터넷도 고속도로처럼 트래픽이 늘면 혼잡통행료를 받아야 한다”며 “비용을 내지 않고 마음대로 쓰겠다는 것은 도둑 심보”라는 글도 있었다.

일부는 “객관적인 자료제시 없이 단순히 ‘더 쓴 사람에게 더 받겠다’고 말하니 수긍할 수 없는 것”이라며 “찬반에 앞서 요금체계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종량제는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2007년쯤부터 시행될 것으로 알려져 갈등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인터넷종량제란:

인터넷 사용시간과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 2002년 말부터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ISP)에 의해 제기돼 온 요금제로 인터넷정액제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