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병수발 아내의 모진 선택

  • 입력 2005년 4월 12일 01시 22분


30여 년간 간병해 온 반신불수 남편의 자살을 도와 숨지게 한 부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11일 김모(58·여) 씨에 대해 촉탁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20분경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집에서 남편 박모(63) 씨가 “약을 먹었는데 죽지 않는다. 나 좀 죽게 도와줘”라고 하자 남편의 목에 감겨 있던 압박붕대를 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김 씨는 다음 날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던 중 박 씨의 목 부위 상처를 의심한 영안실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결혼 3년 만에 척수염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남편을 대신해 30여 년간 농사일과 포장마차, 막노동, 청소 용역일 등으로 3남매를 부양하며 생계를 꾸려 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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