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자신들에게 쌀과 생수, 휴지 등을 전달하려고 접근하는 것을 경찰이 제지하자 철제로 만든 U자형 새총으로 골프공 20여 발을 쏘아댔다.
이들이 쏜 골프공은 100여 m 떨어진 전경차량과 도로에 맞으면서 “꽝”하는 굉음을 낼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경찰은 당초 이날 오전 강제진압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철거민들이 농성현장에 액화석유가스(LPG)통 10여 개와 시너, 휘발유 등 인화물질 각 300L를 보유하고 있어 강제진압을 보류했다.
철거민들은 이 외에도 화염병 제조용 빈병 500개, 철제 새총 10여 개, 새총으로 쏠 골프공 500개 등을 준비한 채 경찰의 진압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3시경부터 W빌라 옥상에 높이 10m의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 중인 철거민 25명은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 측에 상가택지 분양권을 줄 것과 이주단지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16일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에게 화염병을 던져 직원 이모(26) 씨를 숨지게 한 철거민 성모(39) 씨가 18일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철거민 8명에 대해 상해치사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시위현장 주변에 있던 철거민 곽모(38·여) 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불구속 입건했다.
숨진 이 씨의 유족들은 시신을 오산 한국병원에 안치하고 발인을 미룬 채 경찰의 조속한 진압을 요구했다.
오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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