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서울 O중학교 학생 박모(16) 군의 어머니가 “아이가 학교폭력 및 집단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학교 측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2004년 8월에 낸 진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군의 부모에 따르면 아들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폭력과 집단괴롭힘을 당해 2004년 5월과 6월 두 차례 학교를 찾아가 담임교사에게 재발 방지와 보호를 당부했으나 학교 측의 적극적인 조치가 없어 박 군이 급우들에게 맞아 기절하는 등 피해가 계속됐다는 것.
박 군의 부모는 같은 해 6월 다시 학교를 방문해 교감에게 전학추천서를 써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결국 박 군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6개월 이상의 안정을 요하는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됐다고 진정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다른 학생들이 박 군의 멱살을 잡고 뒤통수를 때린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급우들과의 간격을 좁히려고 수차례 상담했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인 박 군이 등교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주변을 힘들게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 피해학생이 아버지의 직업상 여러 차례 전학을 다녔던 정황 등을 통해 담임교사가 학기 초부터 급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피해학생의 부모가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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