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김천시의회에 따르면 ‘박팔용 김천시장 경북도지사 출마 권유’라는 제목의 A4용지 2장 분량의 홍보물을 경북도청과 경북도의회 등을 출입하는 중앙지와 지방지, 방송사 소속 기자 40여 명의 집으로 우송했다.
이 홍보물에는 ‘김천시의회 의원 21명 전원은 12일 직지사 파크호텔에서 의정회를 갖고 내년 민선 3기를 마치는 박 시장을, 만장일치로 자체 결의하여 경북도지사에 출마하도록 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
특히 이 홍보물은 ‘연합뉴스’ 명의로 돼 있었으나 기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김천시 관련 직원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명의 도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 홍보물은 또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박 시장이 무소속으로 두 번이나 당선된 것은 행정경륜과 리더쉽, 불굴의 투지, 도전과 창조적 사고,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박 시장을 극찬했다.
김천시의회는 다른 시·군의 경우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데 반해 지역에서는 서로 협조하며 잘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김정국(金正國) 의장의 지시로 이 홍보물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김천시의회 김 의장은 “박 시장은 전국체전과 고속철도 역사를 지역에 유치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며 “시의원들이 그를 경북도지사에 출마토록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은 미담이라고 생각해 기자들이 알게끔 집으로 홍보물을 우송토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실련 조광현(曺(광,황)鉉) 사무처장은 “경북도지사 출마 권유는 시의회가 결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시의회 역할의 범위에서도 벗어난 것”이라며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집행부 견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일은 일종의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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