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동안 야생화를 재배해 온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피식물원 황수자(50·사진) 씨는 겨우내 죽은 듯 숨죽이고 있다가 봄이면 강한 생명력을 보이며 피어나는 야생화야말로 봄의 전령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3만5000여 평의 터에서 200여 종 1000만 포기의 야생화를 키우고 있다.
황 씨가 야생화 식물원을 만든 것은 1981년. 당시에는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몇 년간 적자에 허덕였지만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해 관공서에서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아졌다. 그 후 착실하게 성장했지만 1998년 집중호우로 식물원 전체가 침수되고 야생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완전히 망했죠. 그래도 다시 출발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추스르고는 밤낮없이 일했어요.”
지금은 직원 30여 명이 일할 정도로 커져 대기업과 대형 놀이공원, 시민공원 등에 야생화를 공급하고 있다.
황 씨는 “실용적이고 키우기 쉬운 야생화의 장점이 잘 알려져 점차 마니아가 늘고 있다”며 “처녀치마 하늘매발톱 송악 등 야생화는 볕이 잘 들지 않고 통풍이 잘 안 돼도 잘 자라 아파트에서 키우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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