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은 국내 여성 갑상샘암 발병률이 1988년 10만 명당 3.7명에서 1999년 9명, 2002년 15.4명으로 급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체르노빌 사고 당시 최대 피해 당사국인 벨로루시(16.2명)와 비슷한 수준으로 현재 갑상샘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미국(10만 명당 11명)보다도 높은 수치라는 것.
녹색연합 관계자는 “방사성 낙진에 노출될 경우 갑상샘암은 15∼29년의 잠복기를 지나 발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20, 30대 여성 갑상샘암 환자의 비중이 전체의 60%에 이르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특히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체르노빌 사고 직후 한반도 상공에 방사능 낙진이 덮였다는 사실을 밝혔는데도 정부가 방사성 요오드의 인체 유입 경로인 우유 등 식품에 대해 경보령을 발령하지 않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우유 등에 대한 낙진 조사와 함께 20, 30대 여성 갑상샘암 환자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최근 의료기기가 발달하면서 갑상샘암 발견이 많아졌을 뿐 원전 사고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제4호 원자로가 폭발하면서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 30여 명이 사망하고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러시아 등지에서 300만 명 이상이 고통을 당했다. 방사능 낙진은 기상변화에 따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고 한국에서도 일부 낙진이 검출됐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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