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교사는 초중학교에서 교사의 학생지도를 돕거나 교사를 대신해 수업을 진행하는 학부모를 말한다. 스승의 날이 들어있는 5월, 각 학교는 일일 명예교사를 많이 활용한다.
그러나 ‘성원엄마’처럼 준비 없이 갔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다. 초등 1학년생을 둔 이 엄마는 40분 준비한 수업을 20분 만에 마치자 ‘난리’가 났다고 전한다.
‘3∼4명은 칠판에 나와 장난치고 4∼5명은 화장실 간다고 복도를 왔다 갔다 하고 어떤 아이는 종이접기가 잘 안된다고 처음부터 만들어달라고 하고…정말 울고 싶더라고요.’
맘스쿨 이명규 대표는 “명예교사 경험이 없는 초보 학부모들의 문의가 적지 않다”며 “다른 학부모들의 경험을 토대로 준비를 잘하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교사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이 커뮤니티에 따르면 일일 명예교사가 준비할 일은 △아이에게 친구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물어봐 주제를 정한다 △1∼2학년생의 경우 혼자 하는 것보다 다른 엄마들과 함께 참여한다 △담임교사에게 아이들과 정한 규칙(떠들 때 어떻게 한다 등)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등이다.
5월 학부모를 일일교사로 초빙해 직업세계를 소개토록 할 예정인 이 학교 3학년 담임 최영일 교사는 “엄마뿐 아니라 아빠들도 명예교사 참여에 적극적”이라며 “부모가 하는 일을 직접 들으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부터 매주 금요일 아들이 다니는 서울 휘문중에서 ‘경제교실 자원봉사’ 교사를 하고 있는 이천행(46·SK텔레콤 솔루션 기획팀 차장)씨는 수업 전날 밤이면 중 1학년 아들을 앉혀놓고 연습한다.
근무지가 경기 이천인 이씨는 첫날 자신을 ‘이천으로 가는 이천행 열차’라고 소개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이들은 이씨가 실제 직업인이기에 ‘이런 직업을 선택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하는가‘ 등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낸다.
이씨는 아들이 경제교실 교사로 교단에 서는 자신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며 기뻐했다.
SK텔레콤은 이 씨를 비롯해 30명의 자원봉사자가 각급 학교에서 경제교실 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이 씨는 “중학생이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구체적인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제교육기관 JA 코리아 김지욱 부장은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이 학교수업 진행요령을 익히면 얼마든지 아이들에게 경제문제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는 방법▼
△자신을 인상적으로 소개한다-이름이 들어가 있는 자음과 모음을 칠판에 적어 이름을 맞춰보는 게임도 좋다.
△이름을 불러준다-이름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방법.
△강의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강조하고 싶은 요점만 얘기한다-동영상이나 사진을 활용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자신의 경험이나 아는 사람의 경험을 예로 든다.
△참여를 유도한다-적극적으로 답한 아이에게는 작은 선물을 준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말을 사용한다-어려운 말은 칠판에 적어 설명해준다.
△눈높이에 맞춘다-유행어를 사용해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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