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노인들은 어떡하라고… 지하철 난방 중단 항의

  • 입력 2005년 5월 2일 18시 28분


‘의자가 너무 차가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서울지하철 열차 내 난방이 중단되자 “의자가 너무 차갑다”는 노인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2일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 이후 열차 내 의자를 불연성 철제 의자로 바꾼 뒤 의자가 차갑고 딱딱하다는 노인들의 하소연이 많이 접수된다”며 “특히 4월 말부터 열차 내 난방을 중단하면서 ‘의자가 차갑다’는 노인들의 항의가 부쩍 늘어났다”고 밝혔다.

열차 난방열은 의자 아래에서 나오기 때문에 겨울엔 의자가 차다는 불만이 없지만 4∼5월, 10∼11월 같은 환절기가 고민이라는 것.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사는 신재기(66) 씨는 “몸이 약하고 허리가 안 좋은 노인들에게는 철제 의자 표면이 너무 차갑고 딱딱하다”며 “노인들은 20∼30분 이상 앉아 있으면 몸살에 걸리게 된다”고 불평했다.

공사는 노인들의 애로는 충분히 이해하나 젊은 승객들이 너무 더워하기 때문에 난방은 곤란하다는 입장.

지하철 난방은 열차마다 차장이 켜고 끌 수 있으며 1∼3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차량별로 따로 난방을 할 수는 없고, 객차 내부온도가 22도를 넘으면 난방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는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의 설비로는 젊은이들과 노인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가 불가능하다”며 “다만 열차의 앞에서부터 2, 4, 6, 8번째 차량의 경우 엔진이 달려 있어 다른 차량보다 온도가 2도가량 높으니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공사는 지난해 여름 지하철 냉방이 노약자나 여성에게는 너무 춥다는 지적에 따라 냉방 온도를 다른 차량보다 2도가량 높게 한 ‘약(弱)냉방차’를 운행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냉방은 차량별 조절이 가능하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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