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숲속학교’ 구월서 초등교

  • 입력 2005년 5월 2일 19시 12분


‘자연은 내 친구.’

인천 남동구 구월3동 구월서 초등학교(교장 이재훈)에서는 이 말이 실감이 난다. 학생들이 인터넷 공모를 통해 이름지어준 ‘꿈 동산’ ‘자람 동산’ ‘나눔 동산’에는 팽나무 서어나무 참나무 모과나무 산사나무 등 100여 종의 수목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일 교정에 들어서니 라일락 향기가 코를 찌르고, 활짝 핀 겹벚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본관 주변에 조성한 ‘생명의 텃밭’에는 치커리 시금치 토마토 상추 오이 등 20여 종의 채소류가 재배되고 있다.

텃밭 바로 옆에는 500여 종의 야생화가 정성껏 키워지고 있다. 참나리 톱풀 산마늘 해국 애기똥풀 흰제비꽃 노랑어리연꽃 등 예쁜 이름을 가진 들꽃이 사각화분에 담겨져 있다.

동산 내 생태연못에는 정화식물인 질경이 창포 미나리 부레옥잠이 자라고 있어 고인물이지만 썩지 않고 있다. 요즘 이 곳에서는 뒷다리가 나오고 있는 올챙이와 소금쟁이 논우렁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같은 학교 숲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힘으로 가꿔지고 있다.

‘학교 숲 지킴이’의 열성 회원 남지원(11·5학년) 양은 나무와 대화를 하기 위해 수시로 동산과 텃밭, 야생화 단지 등을 찾는다. 남 양은 “나무에게 다가가 ‘오늘은 다친 데 없니’ ‘노래를 불러줄까’하고 물어 본다”며 “풀과 나무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아주면 그들이 마음속으로 웃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 진다”고 말했다. 남 양처럼 ‘학교 숲 지킴이’ 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은 100여 명.

200여 명으로 구성된 ‘어머니회’에서는 묘목을 공급해주고, 숲 조성 작업에도 참여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학교 숲 조성 사업으로 인해 ‘자연학습’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교생이 각 조별로 낙옆 등을 이용해 기사 만화 퀴즈 등을 곁들인 ‘나무 신문’을 제작했다. 또 학년별로는 죽은 나뭇가지를 활용한 ‘솟대 만들기’, 나뭇잎과 꽃잎에서 추출한 천연 염료로 염색하기 등의 체험학습을 벌였다.

5, 6월에는 나무와 들풀 세밀화 그리기 대회, 나무도감 만들기, 부모님과 함께 하는 학교 숲 사진촬영대회등을 열 예정이다.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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