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총장 어윤대·魚允大)는 이날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이 회장에 대한 학위 수여식을 가졌다.
고려대는 “이 회장은 탁월한 식견과 새로운 경영으로 기업경영은 물론 한국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꾸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실현에 앞장서는 등 사회에 크게 공헌한 점을 높이 샀다”고 명예박사 학위 수여 이유를 밝혔다.
기업인이 고려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이 회장이 15번째.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기업인은 1995년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 1997년 이동찬(李東燦) 코오롱 명예회장에 이어 세 번째이다.
이 회장은 한국 반도체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은 공로로 2000년 서울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미리 배포한 소감문에서 “21세기 경쟁의 승자와 패자는 누가 먼저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이를 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 앞날의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뛰어난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과 같은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세계 경쟁력을 갖춘 인재 한 사람의 가치는 매년 1조 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기업과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열악한 여건의 한국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두뇌 강국’이 되어야 한다”며 “21세기 국가 간의 경쟁, 기업 간의 경쟁은 훌륭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길러 내느냐 하는 교육전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대가 지난 100년간 수많은 인재를 길러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왔듯이 앞으로 글로벌 인재를 더 많이 육성하여 주기를 부탁한다”며 “저 또한 명예로운 학위를 주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인재 육성과 기업 혁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등 이 회장의 가족 및 삼성그룹 관계자들과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대표이사, 송필호(宋弼鎬) 중앙일보 대표이사를 비롯한 재계 및 언론계 인사 등이 축하객으로 참석했다.
이날 수여식은 당초 오후 5시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600여 명의 축하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으나 일부 학생들의 학위 수여 반대 시위로 오후 6시 40분경 이 건물 이사장실로 장소를 옮겨 약식으로 진행됐다.
‘다함께 고대모임’ 소속의 학생 등 60여 명은 오후 4시 반경부터 인촌기념관 밖에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삼성그룹”이라고 주장하며 이 회장에 대한 학위 수여 반대시위를 벌였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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