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이번 일을 좀 더 큰 틀에서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삼성그룹 홍보책임자인 이순동(李淳東) 구조조정본부 부사장이 4일 전했다.
이 회장은 “20대의 청년기에 사회현실에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진통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태 후 어윤대(魚允大) 고려대 총장이 자신에게 사과편지를 보낸 데 대해 “오히려 나의 부덕의 소치 때문에 벌어진 일이어서 미안하다”며 “성의를 다해 행사를 준비해 준 어 총장과 교수 및 교직원, 교우회 관계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사장은 “고려대가 이 회장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은 선의에서 시작된 것인데 물의가 빚어져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로 고려대나 학생, 그리고 삼성 모두에 누가 안 되기를 바라며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따라 부총장 이하 보직교수 사퇴 결정으로까지 확대된 ‘고려대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은 학위 수여식이 있던 2일 일부 참모들이 학생들의 돌발 시위사태를 우려해 행사참석을 만류하자 “학계와 언론계의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놓고 정작 내가 참석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면서 참석을 강행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학생들의 시위 가능성에 대해 보고받고 계란 투척이나 밀가루 세례 같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양복을 2벌 더 준비하는 등 대비를 했다고 삼성 관계자들이 전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