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즈’(5일 개봉)=돈벼락을 맞은 어린 형제의 이야기. 7세 꼬마 데미안과 형 안소니 앞에 어느 날 열차강도가 잘못 던진 가방이 떨어진다. 하루아침에 100만 파운드(약 20억 원)의 주인이 된 형제는 180도 다른 씀씀이를 보인다. 데미안은 만나는 사람마다 “가난하세요?”하고 물으며 현금 세례를 퍼붓고, 형은 부동산 투자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이런 ‘엉뚱하고 착한’ 소재가 ‘트레인스포팅’ ‘28일 후’ 같은 감각적이고 때로는 묵시론적 작품을 토해냈던 영국의 스타일리스트 대니 보일 감독의 손을 거치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밋거리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4월 28일 개봉)=너구리를 소재로 인간사회를 꼬집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1994년 작인 이 영화는 무차별적 도시개발로 살 곳을 잃게 된 너구리들이 변신술을 이용해 인간에 대항한다는 내용. 사람이나 솥단지로 휘리릭 변신하는 너구리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TV에 홀딱 빠진 너구리들과 너구리의 반란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매스미디어 등은 인간사회에 대한 따끔한 풍자다.
▽씨네큐브 행사=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등 이란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3편을 5일 동시 개봉한다. 이 영화들은 순박한 인간의 이야기가 담백한 영상을 타고 흘러나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낸다. 씨네큐브는 5일 아빠와 함께 영화를 보는 자녀에게 애니메이션 DVD를, 3편 모두를 관람하는 관객에게는 키아로스타미의 ‘체리 향기’ DVD를 증정한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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